대전매일 시론 |
한류 열풍 탄 한국의 패션·미용 |
1997년 드라마 '사랑이 뭐길래'가 중국의 관영방송사인 CCTV
에 방영됐을 당시, 평균 시청률 4.2%를 점유하며 중국 내 외국 드라마 사상 최고의
인기를 구가했다. '한류(韓流)'라는 말이 처음 씌어진 것은 바로 이즈음의 일이다. 중
국 현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방송기획사에 의해 붙여진 '한류'는 다른 문화가
매섭게 파고든다는 뜻을 지닌 '한류(寒流)'의 동음이의어.
이후 '별은 내 가슴에'를 비롯한 몇몇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한국 열기는
더욱 더 달궈졌고, 일반에서도 '한류'란 신조어를 점차 사용하기 시작했다. 중국 언론
에서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0년 2월 한국 댄스그룹 HOT가 북
경공연을 성공리에 마치면서부터다.
더욱이 2000년 9월 30일 중국의 가장 유력한 신문인 '인민일보(人民日報)'는 한국음
악이 유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'한류'라는 용어를 사용했다. 이는 '한류'라고 일컬어지
는 현상이 중국 내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으며, 한류가 중국 내에서 공식 용어로 정착
하게 되었음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됐다.
'한류'는 이제 중국뿐만 아니라, 일본, 대만, 홍콩, 심지어 베트남, 몽골에 이르기까
지 아시아 각국 10대, 20대 사이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음악, 드라마, 패
션, 게임, 음식, 헤어스타일 등 대중문화와 인기 연예인을 동경하고 추종하며, 배우려
고 하는 문화현상을 일컫는 용어로 발전했다.
이러한 '한류'로 파생되는 경제효과는 1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. 일례로 지난 2003
년 관광객 중 우리의 음식, 오락, 미용, 문화행사 등을 보기 위해 입국한 한류 관광객
수는 전체 입국자 535만명의 20%에 달하는 107만명에 이르고 있으며, 이 중 특정 연
예인을 만나거나 촬영장 등을 방문하기 위한 순수 한류 관광객은 약 23만명으로 추산
하고 있다.
그런가 하면, 대만에서는 한국 패션이 가장 인기 있는 의류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
있다.
우리의 옷이 지닌 세련되고 고급스러움 때문이기도 하지만, 이러한 패션 유행을 주
도했던 것 역시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. 또, 국내에도 체인점을 여
러 곳 갖고 있는 유명 미용실들은 중국의 텐진과 베이징의 거리로 진출해 분점을 내
고, 한국의 미용문화를 선보이고 있다.
21세기로 들어서면서 한 국가의 국력은 군사력과 경제력뿐만 아니라, 그 나라가 지
닌 문화의 잠재력까지도 포함하고 있다.
더욱이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'굴뚝 없는 산업'이라 할 수 있
는 문화산업은 매우 중요한 전략산업인 것이다. 예컨대, 텔레비전을 한 대 파는 것보
다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옷 한 벌을 파는 것이 생산의 효용가치 면에서 훨씬 더 많
은 이익이 남는다.
이에, 우리 정부도 '한류' 열풍의 지속적인 확산을 꾀하는 한편, 관광, 미용, 패션
등 관련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'신(新)한류'를 외치고 있다.
그러나, 정작 '신한류'를 이끄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함을
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다. 더욱이 지금의 한류 현상에 대해 중국 내 언론은 몇몇 스
타들이 해외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, 일시적 유행으로 치부해 버
린다.
따라서, 이제 '한류'를 한 단계 상승시키기 위한 '신한류'를 이루기 위해서는 젊은이
들은 우리의 문화를 다양하게 꽃피워야 할 때이다.
경제가 어렵다 하여 패션이나 미용을 사치로 여길 것이 아니라, 적극 개발해야 할
때다. 그뿐만 아니라, 문화적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
을 모색해야 할 때이며, 정부는 이러한 젊은이들에게 길을 열어 줘야 할 것이다.